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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6 바뀐 논리를 알아야 살아남는다

나폴레옹은 1796년 오스트리아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며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그의 나이 27세 때였다.당시 그의 군대는 숫적으로도 적었고 훈련도 제대로 안 된 오합지졸이었다.신무기도 없었다.그의 승리엔 비결이 있었다.

하나만 예를 들자.그의 작전은 번개같은 ‘각개격파’와 인정사정없는 ‘몰살’로 요약된다.진지 구축이나 보급선 확보 등엔 관심이 없었고 적군을 섬멸하는데 집중했다.그는 적군이 예상못하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상대를 분산 시켰다.그러다 숫적으로 우세해지면 맞붙어 몰살시키고 곧바로 또 이동했다.적군은 흩어져 달아나기 바빴고 나폴레옹은 사냥하듯 승리를 이어갔다.

지금 보면 뻔한 작전이지만 당시로선 획기적인 발상이었다.그는 바뀐 ‘전쟁의 논리’를 알아냈고 그것을 철저하게 활용했다.그때까지만 해도 군대는 왕이나 성주의 ‘재산’으로 여겨졌었다.귀족들을 교육해 장교를 키우고 용병을 채용하는 것 모두가 돈이었다.그만큼 아껴야 했기 때문에 확실한 투자가치가 없는 싸움은 피했다.한마디로 신사적으로 싸운 것이다.

나폴레옹 군대는 달랐다.우선‘돈 가치’가 적었다.‘혁명군’으로 훈련도 제대로 못받은 일반시민들이 대부분이었고 정식 사관 수업을 받지 못한 ‘부르주아지’들이 장교를 맡았다.나폴레옹은 이‘저급 자원’에서 새 가치를 찾아냈다. 똑 같은 숫자의 군인들이 죽는다면 손해될 게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 그의 목표는 단순해졌다.적의 ‘재산’인 군인을 몰살시키는 것이었다.치사하게 싸운 셈이지만 그는 나라를 구하고 유럽을 평정했다.

바뀐 환경에서 승리의 비결을 찾아낸 나폴레옹의 예는 전시와 같은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직장인들에게도 분명 유효하다.전쟁의 최대 가치는 군대엔 승리요,개인에겐 생존이다.전쟁터의 논리를 알아내 재빠르게 변신하는 사람과 평상시의 방식 대로 살아도 괜찮을 것으로 믿는 사람은 목숨의 길이가 달라진다.

한국의 회사 사회는 지금 전쟁 중이다.전사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살아남은 사람마저 언제 맞을지 모르는 무형의 총탄이 무서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걸 보면 분명 그렇다.전쟁이란 말을 쓰지 않으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가 몇년사이에 일어났다.구조조정은 전면전이요,부도는 회사원들의 전멸이다.실직이 전사가 아니고 무엇인가.방을 줄여 이사가고 전세,월세를 전전하는게 피난이 아니라 할 수 있는가.

주위를 보자. 회사에 50대 고참이 몇명이나 남았는가.패기 넘치게 고개를 처든 20대 사원이 눈에 띄는가.직장 사회의 50대는 사실상 전멸했고 20대는 제한된 행위만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전 제압됐다.‘세대간 권력 투쟁’의 결과라고 할 수 밖에 없다.30대, 40대 직장인들은 얼떨결에 세대간 투쟁에서 승리했다.물론 그들이 벌인 투쟁은 아니지만 결과가 그렇다.우리 직장사회에서 50대가 이렇게 무장해제되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스스로 보다 나은 무기로 무장하지 않으면 위험해지는 것도 전쟁을 꼭 닮았다.‘정보혁명’이란 단어는 곧 신무기 지급식에 다름 아니다.먼저 못 받으면 남들에게만 간다.늦게 받으면 사용하기 조차 어렵다.엑셀프로그램을 짜지 못하고 파워포인트 브리핑 준비를 혼자 할 수 없는 부장은 죽창만 손에 든 것이나 마찬가지다.정부부서마다 타자 담당 여직원이 따로 있었던게 불과 몇년 전이다.조총이라는 신병기를 들고 앞바다로 처들어온 왜군들을 보며 무력감에 젖었을 동래부사의 참담한 심경을 생각해보라.

뿐인가.방어선은 점점 무너지고 있다.회사라는 천연 요새도 노동조합이라는 원군도 더 이상 방패막이가 되지 못한다.개인 참호라도 파야하지만 먼저 파지 않으면 자리도 찾기 어렵다.후방 상황은 어떤가.전에는 대기업에서 밀려나면 중소협력업체 간부가 될 수 있었다.공무원들도 민간에서의 흡수요인이 있었다.기술만 있으면 작은 공장을 차렸고,그도 저도 없으면 가게라도 낼만 한 퇴직금 정도는 챙겼었다.

전쟁은 내부갈등도 폭발시킨다.리더들 조차 흔들린다.그 틈을 노리고 회사내 ‘정치 투쟁’도 싹트는 조짐이다.살아남기 위해 학연 지연 혈연등의 연대는 더욱 공고해진다.‘기강’을 강조하는 사장들이 다시 늘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정치꾼들이 당신을 내버려 둘리가 없다.줄을 잘 못 섰다가 총알받이가 되기도 하고 안섰다는 이유로 회색분자 소리가 날아온다.

당신이 인정하건 않건 상황은 이렇게 이미 전시 체제로 들어섰다.억울한 일이다.누구의 잘못으로 우리가 이 고생을 하는가.같은 땅에 살면서도 전쟁 이전 보다 풍요를 누리고 있는 집단들이 분명 있기 때문에 분노는 더해간다.

그러나 억울해할 일이 없다.그럴 수록 더 살아남아 성공해야 한다.승자가 되면 더욱 좋다.그러니 새 생존 논리를 몸에 익혀야 한다.우선 스스로에게 ‘계엄령’을 선포하자.허튼 유혹에 젖은 잘못된 버릇을 정비하기 위해서다.전시엔 한번 실수에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처절하게 자각해야 한다.소위 원조교제로 구속되는 직장인을 보라.음주운전으로 자동실직 당하는 회사원이 얼마나 많은가.전시엔 즉결처분에 시비 조차 걸기 어렵다.

그것에 더해 생존법 자체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생각과 자세만 바꾸면 새 논리에 적응하기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20대 못지 않은 패기와 30대 같은 정열을 갖춘 40대 간부는 전쟁의 공포를 잊게 해주는 리더가 될 수 있다.직무가 사라지는 추세면 더 늦기전에 전환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결정적인‘한 칼’이 없으면 솎여나는 건 시간 문제다.

신무기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어차피 모든 이에게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20대들이 장난처럼 할 수 있는 것을 40대는 아예 못하는 일들이 예전에는 있었다.정보통신 신무기는 누구라도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만들어져 있다.사내 정치에 대해서도 철저히 ‘무당파’ 원칙을 세워야 소신있는 사람으로 인정돼 칼을 피할 수 있다.

영국의 경영철학자 찰스 핸디는 “미래는 적이 누구인지 모르고 싸우는 전쟁과 같아 대처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며 “자신의 가치와 원칙과 싸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우리 회사 사회가 꼭 미래와 같은 꼴이다.

전시 상황이지만 적이 누군인지 알 수 없다.남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더욱 용감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군법과도 같이 단순하면서도 반드시 지켜야할 스스로의 원칙 몇가지를 지금 확립하지 못한다면 변화무쌍한 무형의 전쟁을 감당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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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IZIN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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